연필 깎기 :: 06, 유리몸 같은 스테들러 색연필
사람은 언제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. 알면서도... 혹시나... 하는 마음. 그런 마음에... 살짝 힘을 줬더니 여지 없이 똑! 정말로 똑! 하고 부러졌다. 그제서야 아차... 싶다. 이 녀석이 약한 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... 또 이렇게 됐다. 뭐...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, 덕분에 한 번 더 연필 깎을 핑계가 생겼다. 그런데 흑연 연필심도 이랬던가? 부러진 단면도를 보니 오돌도돌 거친입자가 눈에 띈다. 지난 주에 깎고 몇 번 끄적이지도 않았는데... 다시 또 깎고 있다. 그것도 이번에는 더 길~ 게. 참고로 이 녀석은 스테들러 색연필. 또 다시 아슬아슬한 감각으로 그림을 그려야겠다. 나무결을 슥~ 슥~ 밀어내고... 유리병에 모아놓는다. 아직도 바닥면에 빈 공간이 보인다. 두 세 번은 더 깎아야 그나마 바닥이 채워질 것 같다. 유튜브 썸네일을 보다가 별 생각없이 끄적이던 중이었는데... 이렇게 보니 왕수염 하나가 삐져나와있는 것 같다. 색연필심이 똑! 하고 부러졌던 포인트. 거슬린다. 빈공간을 채워볼까? 한 결 낫다. 라인을 조금 더 다듬어 볼까? 아니다. 이 정도면 됐다. 특별히 무언가를 마음먹고 그리려던 게 아니다. 완성할 필요도 없다. 그냥 어느 정도 거슬리는 느낌만 사라지면 된다. 어차피 이면지에 끄적이다가 버리려고 했던 그림이다. 그런데... 이렇게 끄적이다보니 스토리가 생겼네? 스크랩 해둘까?